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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의 고독

마음닦기/독서

by 빛살 2014. 4. 15.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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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의 고독/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조구호 옮김/민음사/2008.03.10

 

처음으로 라틴아메리카 소설을 읽었다.

창비와 교과서를 통해 파블로 네루다의 시를 읽으면서 우리 문학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했었다. 특히 <일 포스티노>라는 영화를 보고 우리 나라 사람처럼 라틴아메리카인들도 정이 많다고 느꼈다.

하지만 이 번에 읽은 <백년의 고독>은 무척이나 낯설고 특이했다.

 

이 작품은 콜롬비아 출신 가브리엘 마르케스가 23년 동안 생각하고 18개월에 걸쳐 쓴 장편 소설로 1967년 6월에 출판되었다. 1982년 작가에게 노벨상을 안긴 작품이기도 하다.

 

특이한 점은 이 작품은 현실에 바탕을 두고 있지만 사실과 환상, 사실과 허구가 초현실주의적 수법으로 교묘하게 결합되어 있어, 현실을 실제의 삶보다 더 폭넓게 수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마술적 사실주의(magical realism)'라고 하는데 이러한 기법은 주로 일상적인 것을 일상적이지 않은 것처럼, 기이한 것은 일상적인 것처럼 정확하게 묘사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서술 방식을 통해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가 모호해지며, 작품 안에서 “현실”이란 우리가 지식으로 알고 있는 것이 아닌 주인공들이 굳게 믿고 있고, 또 경험하고 있는 것들로 다가온다. 즉, 마술적 사실주의는 현실의 범위를 '우리가 (이성적으로) 알고 있는 것'에서 '우리가 믿고 있는 것'까지로 확장시키는 기법이라고도 볼 수 있다.

윤흥길 <장마>, 황석영 <손님>, 임철우 <백년여관>, 천명관 <고래> 등도 이러한 기법을 사용하고 있다.

 

작품은 '마꼰도'라는 곳에서 부엔디아 가문의 6대에 걸친 영고성쇠, 백년 동안의 고독을 그리고 있다. 현실과 환상이 공존하고 죽은 사람이 다시 돌아오는 등 신화적인 요소가 현실적 요소와 섞여 나선형으로 전개된다. 그들의 고독은 진정한 사랑을 할 줄 모르는 데서 오는 것이다. 나아가 공동체적 유대의 결핍, 연대성의 결여에서 오는 것이며 외부적으로는 외세의 침략과 근대 문명의 유입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서 오는 것이다. 이러한 고독을 해소하기 위해 부엔디아 사람들은 근친상간을 택한다. 근친상간은 폐쇄적이고 유전학적 관점에서 볼 때도 열등한 자손을 낳게 하는 좋지 않은 방법이다. 결국 마꼰도는 근친상간에 의해 돼지꼬리가 달린 아이를 낳으면서 사라지고 만다.

이러한 근친상간과 더불어 아우렐리아노와 호세 아르까디오라는 이름이 반복해서 나타나는 것은 숙명적 고독에 이르는 자폐적 순환과 재생산을 뜻하는 것이 아닐까.

 

<백년의 고독>은 낯설었다. 친숙함은 인식의 장애라는 말로 위안을 삼으며 다시 한번 찬찬히 한번 다시 읽어 봐야겠다.

1999년 림프암 진단을 받고 지난 4월 17일 87세로 타계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633502.html

http://www.hani.co.kr/arti/international/international_general/633501.html?recopick=5

http://www.hani.co.kr/arti/international/international_general/633744.html?recopick=5

 

문사철018>

라틴아메리카의 등장이 현대인에게 가져온 영향과 시사점이 무엇인지 서술하시오.

 

- 라틴아메리카 문학은 낯설다.
친숙함은 인식의 장애라는 말이 있듯 우리는 그 동안 이성을 바탕으로 하는 서구 중심적 사고에 길들여져 왔다. 라틴아메리카 문학은 반서구중심주의적 입장에서 이러한 현실을 깊이 있게 성찰하게 하여 그 결과 서구와 비서구라는 이분법적 구도를 해체하였다.
그 결과 그 동안 서구 문화에 비해 열등하다고 평가되었던 중국, 이슬람, 라틴아메리카 등 비서구 사회가 자신의 시각으로 정체성을 탐색 하는 등 원래의 자리를 되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실은 수많은 가능성의 영역중 일부이다.
다양성과 혼종성을 특징으로 하는 라틴아메리카 문학은 서구 중심의 개인주의의 근대적 이데올로기에 대한 전면적 문제 제기를 통해, 나와 타자가 진정으로 소통하는 화해와 동일성의 세계 건설의 필요성을 시사하고 있다.

 

또한 중심부 담론과 주변부 담론의 끊임없는 긴장을 통해 세계 문화를 풍요롭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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