登兗州城樓
東郡趨庭日
南樓縱目初
浮雲連海岱
平野入靑徐
孤嶂秦碑在
荒城魯殿餘
從來多古意
臨眺獨躊躇
연주성에 올라
동군서 종종걸음으로 집 뜨락 처음 가던 날
남루서 눈 가는 대로 마음껏 구경한 첫날이었다.
뜬 구름은 동해와 태산으로 이어지고
평평한 들판은 청주와 서주로 뻗혀들었다.
외로이 솟은 산봉우리에 진나라 비석이 서있고
황폐한 성에는 노나라 궁궐이 남아있었다.
지금껏 옛날을 그리는 마음이 많아
임하여 바라보며 홀로 자꾸만 머뭇거린다.
*東郡: 연주를 동군이라 했음. 연주는 산동성 자양현(滋陽縣)에 있다.
*趨庭: 부친 곁에서 가르침을 받는다는 뜻
-논어에 공자의 아들 伯魚가 뜰을 종종걸음으로 걷던 중 공자에게 불리어 가 시.서경을 배우라는 분부를 받음
-종종걸음은 부모에 대한 예의
*南樓: 연주성 남쪽 망루(望樓)로 남문루(南門樓), 악운루(嶽雲樓)라고도 했다.
*縱目: 마음껏 전망하다.
*初: 원래는 처음이란 뜻, 여기서는 앞의 「日」과 대조가 되며「때」란 뜻도 겸했다. 또한 각운(脚韻)을 맞추기 위해「初」를 택해 썼을 것이다.
*海岱; 동쪽 바다(東海)와 북쪽 태산(泰山).
*靑徐: 청주(靑州)와 서주(徐州).
*孤嶂: 우뚝 솟아 있는 봉우리 하나.
*秦碑: 기원전 二백 년경 진시황의 송덕비를 세웠다. 진황송덕비(李斯의비문)
*荒城: 황폐한 도성, 연주성 동쪽에 있는 曲阜를 말하는 듯하다.
*魯殿: 魯王이었던 공왕(恭王)이 세운 영광전(靈光殿).
*臨眺: 높은데서 내려다본다, 눈앞에서 본다는 뜻.
<해제>
두보가 二十九세에 지은 것이며, 현재 남아있는 오언율시로는 가장 초기의 작품이다. 당시 두보는 부친인 두한(杜閑)을 찾아 연주에 왔었고, 그곳의 남쪽 성루에 올라 지은 것이다. 초기의 작품이라 무르익은 맛은 없다. 그러나 엄격하게 시의 격식을 지키고자 애를 쓴 흔적이 보인다. 동시에 장년기 두보의 웅대한 기개의 일면을 엿볼 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