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동파 시선/ 소식 지음, 류종목 옮김/ 지식을만드는지식/ 2011.08.29
<소식시집>(청(淸) 왕문고(王文誥))에 수록된 2800여 수의 시 가운데 대표작 63수를 선정해 역주했다.각 시의 구성은 한글 번역, 원시, 해제, 주석으로 되어 있으며 해제와 주석은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간단히 적었다.
63수의 시는 다섯 개의 범주로 나누고 그것을 다시 창작시기 순으로 배열했다.
제1부 <雪泥鴻爪>는 인생에 대한 갖가지 감개와 그것에 대한 사색의 결과로 얻어진 인생철학이나 사람사는 이치를 노래한 이른바 哲理詩이다.
제2부 <서호는 월 서시>는 대자연의 아름다움과 각종 사물의 오묘한 모습을 노래한 전원시이다.
제3부 <오중 지방 농촌 아낙의 탄식>은 사회 비판적인 사회시이다.
제4부 <살구꽃 밑에서 손님과 한잔하며>는 가족·친척·친구 등 가까운 사람들에 대한 인간적인 애정과 관심을 노래한 우애시이다.
제5부 <여지를 먹는 재미>에는 인생에 있어서 결코 흔하지 않은 '사는 재미'를 노래한 시를 수록하고 있다.
원시의 맛을 살리기 위해 음보와 음수, 압운에 신경을 써서 우리말로 옮겼다고 하지만 어찌 원시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겠는가?
수저우 한산사에서 가이드가 낭독하던 '풍교야박'의 구절들이 귓가에 맴돈다.
외국시를 원문으로 감상할 날이 내게도 올까?
소식의 대표작을 읽으면서 참으로 인정 많은 사람이며,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다.
우리 주위에 늘상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소재로 해서 어떤 이념이나 주장에 빠지지 않고 넉넉한 모습으로 풀어나가는 것이 참으로 좋았다. 고려시대 사람들이 좋아할 만했다.
<문사철 022>
소동파시선의 시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 하나를 골라 그 시가 주는 시사점이 현재의 나의 상황에 어떻게 적용이 될 수 있을지 정리해 보세요.
題西林壁
橫看成嶺側成峰 / 遠近高低各不同 / 不識廬山眞面目 / 只綠身在此山中
앞을 못 보는 사람들이 코끼리를 더듬고 있다. 자신의 손이 닿는 대로 코끼리의 모습을 말하며 이러쿵 저러쿵 다투고 있다. 그것을 보고 있는 두 눈 멀쩡한 사람이 웃는다. 하지만 그는 모르고 있다. 자신도 앞을 못 보는 사람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언제가 EBS TV 강연에서 들은 이야기이다.
인간들은 누구나 인식의 한계를 지니고 있다. 그런데 그렇게 인식한 것을 전부인 것처럼 생각하고 있다. 자신의 본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항상 올바르게 보고자 하는 자세를 지녀야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