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음보살 이야기(관세음보살본행경)/정찬주 편역/기림사 서장암/2009.10.30
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기림사에 들렸다가 책 두 권을 받아왔다. 동춘 스님의 법보시라고 하여 그냥 가져왔는데 마치 고전소설을 보는 것 같아 묵혀 두었다가 <천강에 비친 달>을 보고 난 뒤 같은 작자가 엮은 것이라 다시 읽어 보았다.
원전은 한문소설 형식인 <향산보권 香山寶卷>인데 <관세음보살보문품>, <관음예문>, <부모은중경> 등의 한두 구절을 더한 편역이다.
과거불인 가섭불 시대 흥림국에 묘장왕(파가)과 왕비 보국 사이에 묘서, 묘음, 묘선(妙善)이 태어난다. 묘선은 불도 수행에 관심을 갖고 출가를 결심하는데 꿈 속에 아미타불의 수기(授記)를 받는다.
국왕은 왕자가 없어 신하들의 건의를 받아들여 공주들을 결혼시키려고 하나 묘선은 거부한다. 이에 묘선은 후원에 갇히게 되고 백작선사로 수행하러 떠난다. 국왕은 백작선사에 사람을 보내 묘선을 설득해 궁궐로 돌려보내지 않으면 절을 불태우겠다고 협박한다.
백작선사에서 묘선을 공양주가 되어 온갖 일에 시달리지만 부처님의 가피로 여유롭게 지낸다. 이 사실을 알게 된 국왕은 절을 불태우지만 묘선이 피를 뿜어 불을 끈다. 궁궐로 잡혀온 묘선은 끝내 사형을 언도 받고 죽지만 염라대왕은 그녀를 다시 환생시킨다. 묘선은 향산에서 9년 수행 끝에 견성대오하게 된다.
삼보를 능멸한 죄로 국왕은 불치병에 걸려 고생하게 된다. 묘선이 노승과 도인으로 변하여 두 눈과 두 손을 보시하여 병을 고친다. 국왕은 향산으로 가 참회하고 불교에 귀의하며 묘선은 천수천안의 보살로 거듭나고 보타산에 은거한다.
아미타불이 알려주었다.
"그대들은 듣거라. 여기 도인은 고불정법여래(古佛正法如來)인데 여러 부처들 중에서 제일 자비로운 부처니라. 한 몸을 던져 미혹한 중생들을 구제하고자 속세에 내려와 있노라. 두 눈을 내놓았기에 천 눈을 얻었고, 두 손을 내주었기에 천 손을 얻었노라. 이름하여 千手千眼 大慈大悲 救苦救難 無上士요, 天人師佛世尊, 즉 관세음보살이니라.
나무관세음보살의 뜻을 따지면 '나무'란 인간의 모든 욕정을 끊어 버리고 자성으로 돌아간다는 말이다. 그리고 '觀'은 관조라는 뜻이고, '世'는 세간이라는 뜻이며, '音'은 선악의 소리라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