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7월 암 선고를 받고 2018년 8월 임종 3일 전 섬망이 오기 직전까지 휴대폰 메모장에 쓴 병상일기라고 한다. 모두 234장의 짤막한 글들이 수록되어 있다.
1.
아침의 피아노. 베란다에서 먼 곳을 바라보며 피아노 소리를 듣는다. 나는 이제 무엇으로 피아노에 응답할 수 있을까. 이 질문은 틀렸다. 피아노는 사랑이다. 피아노에게 응답해야 하는 것. 그것도 사랑이다.
- 환자는 세상과 분리되고, 세상을 관찰하는 사람이 된다. 희망이 끊긴 곳에서도 결국은 사랑이다.
7. 나는 살 만큼 생을 누린 것이다.
- 죽음을 생각하면 '운명'이 떠오른다. 정해진 수명이 있을까? 어떻든 사람들은 자기 몫만큼 살다가 가는 것 같다.
17. 사랑은 한 단계 더 높아져서 정신이 되어야 한다.
- 감정의 문제가 아닌, 정신적 영역의 사랑. 그것은 포용이고 감사가 아닐까.
24. 현실이란 깨지 않는 꿈일까
61. 모두들 모든 것들이 영원히 살 것처럼 살아간다.
- 죽음은 또 다른 여행의 시작이고, 새로운 형태의 삶의 시작은 아닐끼?
95. 지금 나의 적은 신체의 병이 아니다. 그건 내 정신의 치졸함과 비겁함이다.
134. 사랑과 아름다움에 대해서 말하기를 멈추지 않기
- 그래서 정신으로서의 사랑이 필요한 것이겠지.
234. 내 마음은 편하다.
- 이 책의 마지막 내용이다. 임종 3일 전.
이 책의 주제는 여기에 집약되어 있는 것 같다.
편안한 마음으로 죽음을 맞이하기.
롤랑 바르트의 <애도 일기>를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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