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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공통 모든 전염병의 열쇠

마음닦기/독서

by 빛살 2021. 2. 8.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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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공통 모든 전염병의 열쇠/데이비드 콰먼 지음, 강병철 옮김/꿈꿀자유/2020.04.01.

 

데이비드 콰먼은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고정 필진으로 미국을 대표하는 과학저술가라고 한다.

 

호주 퀸즐랜드부터 홍콩, 광저우, 중앙아프리카, 방글라데시, 네덜란드, 아이티 등 중남미, 북미 등 지구 곳곳을 찾아다니며 감염병의 경로를 추적하는 과정이 마치 현장에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문체도 딱딱하지 않아 600쪽이 넘는 책에 대한 부담감을 상당히 줄여 준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시의적절한 책이다.

 

대체로 인수공통전염병은 '야생동물-가축-인간'의 경로를 밟는다.

과일박쥐-말-인간(헨드라 바이러스), 박쥐-돼지-인간(니파바이러스) 박쥐-사향고양이-인간(SARS-CoV) 등의 경로와  같다.

병을 일으키는 근원과 보유(자연)숙주, 증식숙주, 종말숙주 등 중요한 개념도 익힐 수 있었다.

 

헨드라, 마르부르크병, 사스, 광견병, 에볼라바이러스, 니파바이러스 등 많은 바이러스 감염병의 중요한 숙주가 박쥐인 이유도 알았다. 박쥐는 포유동물의 약 25퍼센트를 차지하고, 그 종류도 놀랄 만큼 많으며, 엄청나게 큰 집단을 이루고 산다. 약 5천만 년 전에 진화가 끝나 현재의 혈통이 길게 유지되고 있다. 이는 포유류 특유의 면역계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또한 수명도 길다. 과일박쥐 한 마리는 매일 밤 먹이를 찾아 수십 킬로미터를 날아다닐 정도로 활동반경도 넓다. 이러한 이유로 박쥐가 자주 등장한다.

 

개체의 밀집이 집단감염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한다.

호모 사피엔스(인간)의 대발생(out break)으로 생태계는 파괴되고 인간과 동물의 밀집(공장식 축산업)이 이루어지고, 지구촌화로 교류가 잦아짐으로써 인수공통감염병은 확산되고 있다.

인간의 탐식, 실험용, 바이러스를 예방하기 위한 대량 살처분 등으로 동물들이 희생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바이러스가 전파될 수도 있다.

 

천연두나 소아마비는 인간에게만 일어나기 때문에 퇴치할 수 있었지만 인수공통감염병은 동물들까지 포함하기 때문에 퇴치가 불가능하다. 말라리아를 보면 알 수 있다.

 

<현재 피츠버그대학 공중보건대학원 학장인 유명한 바이러스학자 도널드 버크(Donald Burke)는 1997년 나중에 책으로 출판된 강연을 통해 어떤 바이러스가 전 세계적으로 유행할 가능성이 있는지 판단하는 기준을 제시했다. "첫 번째 기준이 가장 명확합니다. 인류 역사상 최근에 전 세계적인 유행을 일으킨 적이 있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오르토믹소바이러스(독감)와 레트로바이러스(에이즈)가 먼저 물망에 오른다. "두 번째 기준은 인간이 아닌 동물 집단에서 큰 유행을 일으킬 수 있는 능력이 입증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다시 오르토믹소바이러스와 함께 파라믹소바이러스(헨드라와 니파), 코로나바이러스(SARS-CoV)가 떠오른다. 버크의 세 번째 기준은 "내재적 진화가능성." 즉 돌연변이와 재조합이 쉽게 일어나 "인간 집단 내에서 신종 질병으로 나타나고, 전 세계적인 유행병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바이러스"이다. 그 예로는 다시 레트로바이러스, 오르토믹소바이러스, 코로나바이러스를 들었다. 그리고 특별히 코로나바이러스를 지목하며 "이들 바이러스 중 일부는 인류보건에 심각한 위협으로 간주해야 합니다. 진화 가능성이 높고 동물 집단에서 유행병을 일으키는 능력이 입증되어 있습니다."라고 경고했다. 돌이켜보면 사스가 유행하기 6년 전에 벌써 그 가능성을 주장했다는 점이 흥미롭다,(640쪽)>

-최일선에서 바이러스를 연구하는 전문가들의 노고가 느껴진다. 그들의 노고와 전문성에 경의를 표한다.

 

<개인들의 행동이 전파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도 안다. 개인으로서의 인간, 개체로서의 나방이 어떤 행동을 하는지가 Ro(기초재생산지수, 기초재감염률)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잘 안다. 예를 들어, 드와이어는 에이즈 바이러스의 전파가 '인간의 행동에 달려 있다'고 한다. 누가 그런 주장을 반박할 수 있을까? 그것은 입증된 사실이다. 미국의 남성 동성연애자 또는 태국의 성산업 종사자에게서 전파율의 변화 양상을 보라. 또한 드와이어는 사스의 전파 양상이 슈퍼전파자에 의해 크게 좌우되는 것 같으며, 그들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물론 그들의 행동 또한 아주 다양하다고 했다. 행동의 다양성을 수학적 생태학자의 용어로 표현하면 '이질성(heterogeneity)'이 된다. 드와이어의 모델은 인간은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숲 속에 사는 곤충들에서 관찰되는 행동의 이질성이 감염병의 전파를 감소시키는 데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평균 전파율이 일정하다면 이질성이 조금만 추가되어도 전체 감염률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건조하게 들릴 것이다. 개인의 노력, 개인의 분별있는 행동, 개인의 선택이 집단을 멸절로 몰고 갈 파국적인 상황을 방지하는 데 엄청난 효과를 발휘한다는 뜻이다.(647-8쪽)>

-페스트를 극복하는 방법은 성실성밖에 없다는 <페스트> 주인공의 말이 떠오른다.

 인수공통감염병은 전 지구적 차원에서 대응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했다.

 

오래된 질병의 재유행과 확산, 인수공통감염병의 유행의 책임은 우리 인류에게 있다.

이 책의 마지막 문장이다.

"모든 것은 우리에게 달려 있다."

 

오랫동안 품고 있던 의문도 풀렸다.

소설에서 광견병에 걸린 사람이 개 흉내를 내는 장면에 충격을 받았었는데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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