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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과학

마음닦기/독서

by 빛살 2021. 2. 13.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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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과학/한나 크리츨로우 지음, 김성훈 옮김/(주)로크미디어/2020.05.18.

 

"우리는 자유의지와 온전한 의식을 갖추고 있는 주체인가, 아니면 내면 깊숙이 자리 잡고 자기도 모르는 구동장치로 움직이는, 미리 프로그램된 기계에 가까운 존재인가?"

이 책의 바탕에 깔려 있는 물음으로 생물학적 결정론과 자유의지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생물학은 조상들로부터 물려 받은 유전자에 의해 인간의 삶이 어느 정도 결정된다고 본다. 그러나 같은 DNA라도 환경에 따라 달리 발현되기도 한다. 환경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어린아이는 세계시민으로 태어나 모든 언어에 열려 있지만 자국의 언어를 배움으로써 환경과 지각동조가 일어나 다른 언어들은 인식하지 못하게 된다.

 

뇌의 가소성(可塑性 plasticity, 고체가 어떤 힘을 받아 형태가 바뀐 뒤, 그 힘을 없애도 본디 모양으로 돌아가지 않는 성질-유연성, 적응성)과 후성유전학(後成遺傳學 epigenetics, DNA 서열의 변화 없이도 유전자 발현의 패턴이나 활성이 변화하고, 이것이 다음 세대로 유전되는 현상을 연구하는 학문)으로 인간의 자유의지적 요소를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은 전생의 업(業)을 받고 태어나지만 수행을 통해 업을 없앨 수도 있다는 불교의 논리와 비슷한 것 같다.

인간은 개인의 가장 기본적인 특성인 기질(氣質, 심리적 에너지)을 받고 태어나지만 심리(마음 상태)를 연마하는 데 따라 성격(한 개인을 특정하는 지속적인 행동 양식)이 결정되고, 이 성격이 결국 운명을 만든다는 명리학의 논리와도 통한다.

 

운명은 분명히 결정론적인 요소도 있지만 자신의 의지로 개척해 나갈 부분도 분명히 있다고 보고 있다. 

 

이 책과 알릴레오 북'S를 통해 인상적이었던 부분을 옮겨 본다.

 

*만3세부터 본격적인 뇌 발달이 시작된다.

 아이에게 손쉽게 접할 수 있는(저렴한),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라.

*마시멜로 검사는 관련 요소들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

 아동의 인내심보다는 보호자의 사회경제적 배경이나 교육 수준을 감안해야했다.

 아이들은 환경의 영향을 더 받는다.(인내심이 아니라 원만한 성격으로 보상 받는다)

*뇌와 관련해 10대 청소년기에 변화를 겪고 30-40대에 절정을 이루며 30대 후반부터 내리막이 시작되나 노인들은 지혜를 얻을 수도 있다.

*뇌를 보호하는 방법으로

 1.신체활동 2.숙면 3.사회활동 3.식생활 4.공부 5.긍정적인 마음을 제시하고 있다.

*사랑은 번식과 인간 종의 생존을 최우선으로 하는 뇌 회로 때문에 생겨난 부산물인 것으로 보인다. 사랑은 보상체계의 기능과 근본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오래 전에 읽은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쇼펜 하우어)'가 생각난다. 맞는 말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 부산물이 부정적인 것일까, 가치 있는 것일까는 생각해 봐야 할 문제다. 

*이런 면에서는 뇌가 선천적으로 보수적이다. 하지만 이런 부분과 균형을 잡기 위해 또 다른 경쟁 매커니즘이 작동한다. 바로 새로움을 탐구하고 추구하고 싶은 욕구이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을 만나 개념과 세계관을 공유하는 것을 즐기도록 어느 정도는 선천적으로 타고난 것 같다. 이것은 인간이 집단의식을 형성할 수 있게 도와준다.

*반향실효과(echo chamber effect, 메아리방 효과)

-생각이 비슷한 사람들끼리만 모여 편협한 사고방식이 계속 증폭되는 효과. 문화적 부족주의(cultural triballism), 확증편향, 집단적 사고 When all think alike, then no one is thinking (Walter Lippman)

*세계관이 너무 다른 경우에는 우정이 싹을 튀우려다 자라지 못하고 십중팔구 사그라지게 된다. 이것은 기본적으로 대단히 효율적인 메커니즘이다.

-성격이 다른 사람끼리의 만남은 상호보완과 시너지효과를 얻을 수 있으나 가치(세계관)가 다르면 진정성 없이는 관계가 원만할 수 없다.

*식욕은 과거와 섹스는 미래와 연결된다.

*인간은 다른 종과 마찬가지로 애착과 보살핌을 구하고 나누어 주도록 선천적으로 타고났다.

*우리에 관한 모든 것은 뇌의 물리적 구성과 과거 경험 사이의 상호작용으로 만들어지는 고유의 환각을 바탕으로 나온다. 지각은 결함이 많고 대단히 개인적이다.

-드레스 사건, 다양성, 내 생각과 다른 사람의 생각이 같아야 한다는 데서 폭력이 발생한다.

-이기적인 뇌, 뇌는 바쁘고 생각은 게으르다.(뇌-보수적)

*나는 사람이 세상의 본질에 관해서 진리로 받아들이는 것은 모두 믿음, 혹은 신념이라 생각한다.

-신념과 태도(변절자, 신념은 없고 태도만 있는 자)

*자유의지에 대한 신념은 환상일지도 모르지만 사회가 매끄럽게 돌아가기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인지도 모른다.

*언어를 통한 정보 교환, 유연한 사고, 공감, 호기심을 능동적으로 연습할 필요가 있다.

*자동화시대에 필요한 것은 감성지능(emotional intelligence), 회복력, 창의성, 문제 해결 능력 같은 것인데 전통적 교육은 여전히 실생활에서 그런 부분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세계 일부 도시에서는 폭력을 법적인 문제가 아니라 공공보건의 문제로 취급하기 시작했다. 폭력을 처벌의 대상이 아니라 치료의 대상으로 삼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연민 역시 적어도 이기심만큼이나 선천적인 특징이다.

*연민과 이타주의를 향해 나아가도록 활력을 불어넣는 방법

1.자신의 감정을 알아차리는 법을 배우고 그에 대해 이야기하기

2.연민의 명상 연습하기

3.타인의 연민에 감사하기

4.감사의 마음 갖기

5.연민에 초점을 맞추는 부모가 되기(연민의 과학 옥스퍼드 핸드북)

 

읽어볼 만한 책이다.

단정짓지 않고 결론을 열어놓아 생각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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