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머리에 있는 '창세기 30장 1-3절', 조너선 스위프트의 '겸손한 제안', '수피 격언'은 이 작품의 전제에 해당한다.
라헬이 자기가 야곱의 아들을 낳지 못함을 보자 제 자매를 투기하여
야곱에 이르되 나로 하여금 아이를 낳게 하지 아니하면 내가 죽겠노라.
야곱이 라헬에게 노하여 가로되 네 자궁이 열매 맺지 못하게 하시는 이는
하나님이시니 내가 하나님을 대신하겠는가.
라헬이 가로되 나의 여종 빌하를 보아 그에게로 들라.
그가 아이를 낳아 내 무릎에 놓으면 나도 그를 통해 아이를 갖게 되리라.
-야곱은 레아와 라헬, 그리고 각각의 몸종 실바와 빌하에게서 12명의 아들을 얻는다. 철저히 가부장적 사회이다.
<길리어드>는 성서를 근본이념으로 하는(성서무오설-완전축자영감설) 전체주의 국가이다.
야곱의 아들-수뇌부(사령관들)
라헬과 레아의 재교육센터(레드센터)-출산도구로서의 '시녀'를 교육하는 기관
하나 나로 말하자면 지금껏 여러 해를 헛되고
쓸모없고 공상적인 생각을 하느라 넌더리가 난 끝에
마침내 성공이란 건 철저히 포기하게 되었지만
다행스럽게도 이런 제안을 내놓기에 이르렀다.
-겸손한 제안은 '아일랜드 빈민층 아이들이 그들의 부모나 국가에 부담이 되는 것을 예방하고, 그들을 대중들에게 유익한 존재로 만들기 위한 제안'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빈민층 아이들을 한 살에 고기로 만들어 팔자는 제안이다.
극단적 공리주의로 생명을 수단으로 이용하자는 것이다.
사막에는 ‘돌을 먹지 말라’고 쓴 표지판이 없다.
-내 나름대로 해석해보면 사막은 극한 상황으로 콜로니(주로 할머니들이 감)의 상황을 뜻하는 것 같다. 아무런 보호도 받지 못하는 곳이다.
책 말미의 '<시녀 이야기>의 역사적 주해도 작품 이해에 도움이 된다.
미국은 각종 환경오염과 자연재해로 대재앙을 맞게 된다. 이때 군부는 대통령 취임식 날 쿠테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고 성경을 바탕으로 전체주의적 신정정치를 실시한다. 여성의 재산을 몰수하고, 출산률 저하에 따라 가임여성들을 관리하기 시작한다. 그들이 단순히 아이를 낳는 수단으로 이용되는 시녀이다.
나(오브프레드)는 유부남 루크와 결혼을 해서 딸을 낳는다. 혼외정사와 재혼을 간음으로 간주하는 길리어드 정권에 의해 가족은 흩어지고 나는 라헬과 레아의 재교육센터(레드센터)에 들어간다. 출산기계로 교육을 받는 것이다.
자식이 없는 사령관(워터포드)은 시녀를 둘 수 있다. 나는 사령관 집에 들어가 생활하면서 쇼핑파트너인 오브글렌을 만난다. 그녀에게서 비밀조직(메이데이)에 대해 어렴풋이 알게 된다. 아이를 갖기 위해 나는 사령관의 아내 세레나 조이(팸)의 주선으로 젊은 수호자 닉과 관계를 맺는다. 사령관과 금지된 사적인 만남을 갖다가 급기야 불법 클럽인 이세벨의 집이라 불리는 곳에 가서 체제 반항적인 동성애자 모이라를 다시 만난다. 클럽에 갔던 일이 사령관의 아내 에게 발각되는 날 '눈'들에 의해 나는 끌려간다.
약육강식의 세계는 디스토피아(dystopia)이다.
디스토피아의 미래를 맞이하지 않기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할까?
잘못된 신념부터 버려야할 것 같다.
"여기엔 민들레 한 포기 보이지 않는다. 잔디밭은 잡초 하나 남기지 않고 깨끗이 벌초되어 있었다. 민들레 한 포기, 단 한포기만이라도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쓸데없이 제멋대로 자라나고, 뽑기 어려우며, 태양처럼 불변의 노랑색을 자랑하는 민들레. 밝고 서민적이며 누구를 위해서든 똑같이 빛나는 민들레가 보고 싶다."-p.36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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