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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와 빈곤

마음닦기/독서

by 빛살 2021. 3. 18.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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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와 빈곤

산업불황의 원인과 부의 증가에 따라 빈곤도 증가하는 원인에 대한 탐구 및 그 해결책/헨리 조지 작, 김윤상 역/비봉출판사/2021.01.05.

 

헨리 조지는 1868년(29세)에 샌프란시스코 <헤럴드>의 뉴욕 특파원으로 있으면서 번영하는 도시에 극도의 사치와 지독한 빈곤층이 공존하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아 물질적 진보 속에 빈곤이 존재하는 원인을 찾아 이를 제거하는 일에 신명을 바치기로 결심한다.

어느 날 농부와 이야기를 하다가 토지의 가격이 생각보다 훨씬 높은 것을 확인하고 문제의 원인이 토지에 있다는 것을 깨닫고 팜플렛 <우리 토지와 토지정책>을 발간한다. 1879년(40세)에 <진보와 빈곤>을 탈고하고 벅찬 감동에 휩싸여 울었다. 이 책은 19세기 말까지 영어로 쓰인 넌픽션 분야에서 성경 다음으로 많이 보급된 책이다.

1883년(44세)에 발간한 <사회문제>와 <진보와 빈곤>을 읽은 톨스토이는 감화를 받아 <부활> 등 그의 작품에 조지의 사상을 반영하였다.

 

경제라는 주제와 600쪽에 가까운 두꺼운 책에 부담감을 느꼈다.

첫부분(1,2권)은 이해도 제대로 되지 않았지만 중반 이후로 갈수록 읽기가 수월해졌다.

 

생산의 3요소는 토지, 노동, 자본이며, 생산량은 지대, 임금, 이자의 총합이다.

그런데 지대(토지사용료와 매매차익) 때문에 임금과 이자는 줄어들어 빈곤이 발생한다.

임금과 이자는 노동의 산물이지만 지대의 원천인 토지는 노동의 개입이 없는 자연물로 생산에 기여하지 않는다. 단지 소유권만 있을 뿐이다.

토지 소유권의 기원에는 힘이 있다. 권력의 집중, 정복 전쟁, 성직자 계층과 법률가 계층의 형성과 영향력으로 토지의 독점이 이루어졌다. 시간이 흐르면서 독점권(소유권)을 매매하면서 소유권이 정당하다는 착각을 불러일으켰으나 원래는 다른 자연물처럼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공적인 기능을 지닌 토지를 독점하고, 사회구성원들이 높여 놓은 토지가치를 노력도 하지 않고 차지함으로써 노동과 자본 계층은 빈곤에 빠져 주기적으로 공황이 발생한다. 

 

이를 해결하는 방법은 토지의 소유권을 인정하되 모든 조세를 폐지하고, 지대를 세금으로 거두는 '토지 가치세(single-tax)'를 거두는 것이다. 지대 전부를 환수. 그러나 조지스트들도 토지 단일세는 현실에 맞지 않는 이상적인 것으로 토지세와, 불로소득세를 우선적으로 거두자고 한다.

 

우리나라 헌법 제122조에도 '토지공개념'이 들어가 있지만 추상적이라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임대료 때문에 고통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들이 많다. 주변에서 건물만 자기 것이면 무엇을 해도 그럭저럭 살아갈 수 있다고 한다. 그만큼 지대가 사치와 빈곤의 원인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왜 지대를 제대로 조세로 징수하지 못하는가? 그것은 지대를 소유한 사람들의 힘이 세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내가 밝히려고 노력한 진리는 쉽사리 수용되지 않을 것이다. 수용이 쉬운 진리였다면 벌써 수용되었을 것이다. 수용이 쉬운 진리였다면 은폐되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 진리에도 지지자는 반드시 있다. 이 진리를 위해 수고하고 고통받고 심지어는 죽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바로 이것이 진리의 힘이다(556쪽)."

조지의 묘비에도 이글이 새겨져 있다.

 

"그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하려고 하는 사람이다(知其不可而爲之者)." 그는 공자를 이른다. 속인의 눈으로 볼 때 공자는 실패한 사람이지만 그는 끊임없이 세상을 떠돌며 자신의 이상을 펼치려고 노력했고, 그의 이상은 지금까지 계승되고 있다.

 

J.B. 클라크 등의 경제학자들이 기득권의 힘을 등에 업고 헨리 조지 지우기를 시도하여 경제학에서 '토지'가 사라져 학계에서 다루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조지 사후 천주교와 기독교를 중심으로 그의 사상이 연구, 계승되었다. <진보와 빈곤>에서도 종교적인 면모가 곳곳에서 나타난다.

 

"그것들은 숭의 조상들이, 아마 순의 조상들과 함께 개척한 것이다. 그 나무들을 다 찍어내고 나무뿌리를 파내고, 살여울 물을 대느라고 보를 만들고, 그리고 그야말로 피와 땀을 섞어서 갈아 놓은 것이다. 그 논에서 나는 쌀을 먹고 숭의 조상과 순의 조상이 대대로 살고 즐기던 것이다. 순과 숭의 뼈나 살이나 피나 다 이 흙에서, 조상의 피땀을 섞은 이 흙에서 움 돋고 자라고 피어난 꽂이 아니냐."

 

이광수가 지은 <흙>의 첫부분에 나오는 이 글을 읽으면서 '우리 조상의 피땀이 서려있는 이 땅을 개인이 소유하고 파고사는 것이 정당할까"라는 의문이 생겼다. 나아가 조물주가 만든 것을 개인이 마음대로 처분할 수 없다는 생각을 막연하게나마 하고 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그 의문을 풀 수 있었다.

토지는 자연물이고 사회가 가치를 만든다.

 

옮긴이, 김윤상 경북대 명예교수

-지공주의(地公主義), 하늘이 준 땅은 우리 모두의 것이다.

-토지불로소득, 토지를 깔고 앉아 있는 것만으로 어마어마한 이득이 생기면 투기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토지불로소득 환수

-"공직자 아니면 투기해도 됩니까? 공분해야죠"

-토지 가격만큼에 대한 은행 이자는 인정하고 나머지를 세금으로 걷자. 지대이자차액세.-한겨레2021.04.03.

(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98947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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