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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닦기/독서

by 빛살 2022. 5. 22.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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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트/최인철 외/마로니에북스/2021.11.15.

T&C재단(Taewon@Cloe) 주최로 '혐오(hate)'에 관한 전문가 9명의 강연과 토론을 책으로 옮긴 것이다.

'Bias, by us'(우리에 의한 편견-혐오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혐오의 순환성 또는 상호성)라는 컨퍼런스 제목, 'APoV'(Another point of view 새로운 관점, 다른 생각)라는 제목도 눈에 띄었다.

혐오학 개설서로 손색이 없을 것 같다.

강연을 시청할 수 있는 QR코드가 각 장마다 제시되어 있다.
강연장을 온 듯 책의 구성도 입체적이다.

 

1. 우리 안에 숨은 혐오라는 괴물

01. 혐오의 기원: 생존과 공감의 파편(최인철)

나 자신에 대한 사랑, 내집단에 대한 애착이 오작동해서 안 좋은 방향으로 나타나는 것이 혐오일 수 있다.

자기 집단에 대한 공감 과잉으로 혐오가 발생한다.(집단의식, 집단 정체성-뿌리 깊은 의식으로, 비뚤어진 공감을 가진 보통사람들의 선택적 공감, 선택적 과잉공감을 유발한다. 순결주의, 명명백백한 태도 자체, 획일적인 단순함, 진실의 입체성에 대한 무지를 초래할 수 있다.)

보편적 인류애, 공감과 같은 착한 마음도 중요하지만 공감의 기초가 돼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

혐오에 반대하는 것 못지 않게 사회적, 경제적 위기와 여러 문제를 해결하려는 사회적 노력이 병행되어야 궁극적으로 해결될 수 있는 것이라고 행각합니다.(293쪽)

 

02. 혐오현상의 이해와 과제(홍성수)

혐오의 피라미드: 편견과 혐오-혐오표현-차별-증오범죄-집단학살
*지극한 도는 어렵지 않음이요[지도무난至道無難] 오직 간택함을 꺼릴 뿐이니[유혐간택唯嫌揀擇]/신심명

혐오를 키우는 재난: 진짜 원인을 찾아서 그것을 해결하려고 해야지, 자기보다 더 약한 사람들을(약자, 소수자) 희생양으로 삼아 혐오하고 차별하면 안 될 것입니다. 혐오는 진짜 문제를 바라보지 못하게 하고 진짜 문제를 해결할 수 없게 한다.

 

03. 혐오의 온상지가 된 인터넷(김민정)

침묵의 나선모델-사람들은 사회적 고립에 대한 공포로 침묵을 지키는 성향이 있다. 그 결과 지배 여론은 점차 퍼지는 데 반해 소수 의견은 점차 침묵하게 된다.

집단 극화(Group polarization) 현상-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끼리 정보를 교류하다 보면 더 극단적인 견해를 갖게 된다.  논의 과정에서 극단적인 주장이 동의를 얻기 쉽게 되고, 남아 있기 싫은 사람은 떠나게 되어 집단 내부 동질성은 더욱 강화되고 다양성은 약화되어 마침내 혼자였을 때는 감히 하지 않을 일들도 집단에서 행동으로 옮길 수 있게 된다.

보고 싶은 것만 보게 하는 필터 버블(filter bubble)-인지부조화를 피하기 위한 확증편향 발생(인간은 합리화하는 존재, 자기 생각에 갇혀 살기)

온라인 혐오에 맞서는 방안, 대항표현(counter speech)

주류성과 소수성을 동시에 지닌 우리

 

04. 온라인 혐오 번식의 원리(이은주)

어떤 사람이 용감하게 지역감정, 지역혐오를 부추기는 발언을 반박하는 경우에는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댓글의 효과가 사라졌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이런 결과를 통해 적극적으로 반대 의견을 표현하고 혐오`증오발언을 교정하려는 시도를 하는 시민 정신이 대단히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가 혐오나 증오발언에 동의하지 않는다, 적극 반대한다는 것을 명시적으로 표현하고 지지와 연대를 보여줄 때 혐오발언을 무력화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리기 때문입니다.

연구 결과, 인종차별, 성차별 등 막말이 섞인 댓글을 접한 경우, 아무 댓글을 읽지 않은 조건에 비해 타인에 대한 신뢰가 더 낮아지지는 않았는데, 반대로 점잖은 댓글을 본 경우 사회적 신뢰가 높아지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혐오표현'이 만연하고 있다는 것보다 더 큰 문제는 '그 표현들에 드러난 혐오가 우리 사회에 뿌리 깊게 널리 퍼져 있다'라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2. 가슴 아픈 역사가 전해주는 메시지

05. 홀로코스트: 혐오와 차별의 종착역(최호근)

제노사이드의 10단계: 분류-상징화-차별-비인간화-조직-양극화-준비-박해-절멸-부정

당시 독일 사회에서는 전쟁의 패배, 경제 공황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불안해했고, 생존에 위협을 느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비난의 화살을 다른 곳으로 돌리고, 문제를 책임질 희생양으로 유대인들이 선택되었습니다.(불안과 공포가 군중 심리를 점령했던 시대)

내 말을 통해, 내 표정을 통해 다른 사람들이 입게 될 상처, 피해, 분노, 이런 것들을 미리 생각해볼 수 있다는 거죠. 이게 바로 뭘까요? 감수성입니다. 젠더 감수성, 인권 감수성, 평화 감수성. 우리는 과거 홀로코스트 시대에 있었던 의로운 이웃들을 생각하면서, 또 2초의 순간에, 이 상황과 공간에서 내가 어떻게 할까를 시뮬레이션해야 합니다.

 

06. 이슬람포비아를 통해 본 혐오의 역사(이희수)

십자군전쟁은 한 문화권을 혐오의 대상으로 설정하고 자신의 정치적 목표를 실현하고자 했던 대표적인 잘못된 전쟁이다.

유대인 혐오: 홀로코스트, 대공황, 러시아 황제 알렉산더 2세 암살, 드레퓌스 대위 사건

피해자에서 가해자가 된 유대인: 파레스타인

'중세 기독교 유럽 세계가이교도 이슬람으로부터 1000년 가까이 지배당하고 전쟁과 위협의 공포에 떨었다.' 이것이 유럽이 이슬람 세계에 대해 갖고 있는 이슬람포비아, 공포증, 혐오증의 역사적 뿌리입니다.

 

07. 차별과 학살에서 치유와 회복으로-아프리카의 인종주의와 민족 갈등 사례(한건수)

진실과 화해 위원회, 회복적 정의: 고백-용서-배상

르완다: 투치와 후투

 

08. 비극의 역사에서 배우는 기억과 성찰의 중요성-그리스도교 박해, 십자군 전쟁, 페스트, 마녀사냥을 중심으로(박승찬)

혐오는 유통기한이 없으며, 과거에 일어났던 문제를 제대로 반성하고 돌아보지 않으면 반복될 수 있다.

피해자인 그리스도교가 가해자가 된 십자군 전쟁

페스트의 공포 속에 드러난 분노와 혐오

마녀사냥의 주도자는 평범한 시민들

*잔 다르크: 샤를7세 1만 리브르(50억)의 몸값을 받고 영국에 넘김, 선조와 이순신-권력욕

여러분들은 꼭 '희생양 이론'을 기억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정치가들이나 권력자들은 자신들에게 향하고 있는 분노를 이용할 때, 저항할 수 없는 사람들을 희생양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혐오를 자기 목적을 위해 이용하는 세력-희생양 만들기)

 

09. 독일 반유대주의의 지성사-인종주의와 반공주의(전진성)

인종주의는 근대 유럽의 식민주의에서 비롯된 산물이다.

그전까지 유대인에게 비교적 살기 좋은 환경을 제공했던 독일에서, 극단적인 인종주의적 반유대주의가 나오게 된 것은 반공주의 때문이다.

반유대주의는 인종주의와 반공주의의 결합

인간은 서로 다르지만 동등하다.

 

3. 한 걸음 더 톺아보는 혐오

토론 <비뚤어진 공감이 만드는 혐오사회> 진행 황수경, 패널 김민정, 이희수, 한건수, 홍성수

가짜 뉴스가 말씀하신 것처럼 100% 가짜가 아니거든요. 분명히 사실이 섞여 있어요.

*정당한 분노와 폭력적 혐오의 차이: 상대방 인정-분노, 죄는 미워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 상대방 불인정(비인간화, 제거의 대상)-혐오 정당한 분노는 부당한 행위에 대한 분노이지 그 존재 자체에 대한 것은 아니다.

*르완다나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서로 죽고 죽이고, 그 갈등이 가장 극단적인 사례까지 갔지만 진실과 화해 위원회에서 추구했던 것은 우리가 함께 살아야 한다는 사실이거든요. 함께 살기 위한 노력, 그 과정에서 정의를 추구하는 것이 회복적 정의라는 개념으로 많이 분석되는데 그것이 혐오를 벗어나는 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사회적 공분, 사회적 정의로써 정의를 구현해야 하지만 그 비판 대상인 사람들과도 함께 살아야 한다는 것, 그런 차원에서 공분을 표현하고 정의를 추구하는 것이 혐오를 피하는 길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296쪽, 한건수)

절대적인 진리는 있을 수 없고 언제나 선과 악은 혼재되어 있다고 합니다.(가짜뉴스는 100% 가짜가 아니다)

다르면 틀렸다고 생각하고 틀린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을 바꿔야 합니다. 다르면 다를 뿐이다. 다름이 오히려 사회의 창조적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인식을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유럽과 동양, 춘추전국시대)
사회에서 혐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단순히 차이를 존중하는 것뿐만 아니라 겉으로는 차이가 있지만 우리가 많은 것을 공유하고 나누고 있음을 끊임없이 확인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구동존이)

공적인 주체가 혐오표현은 정말 잘못된 것이라는 목소리를 분명하게 내줬으면 좋겠어요.-일본의 헤이트 스피치 금지법

 

토크 콘서트 1부 <우리 안의 혐오: 중세 유럽 마녀사냥부터 놀이가 된 온라인 혐오까지>

토크 콘서트 2부 <혐오에 맞서라: 최근 혐오 이슈, 그리고 혐오에 맞서는 용기에 대하여>

진행 황수경

패널 박승찬, 이은주, 전진성, 최인철, 최호근

 

상대방을 너무 낮춰보는 것도 문제지만 너무 쓸데없이 올려다보는 것도 문제일 것 같아요.(동정도 숭배도 없이 존엄하게, 존재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라.)

피해자들을 하나하나의 고유성과 대체 불가능성을 지닌 개인으로 바라봐주는 것이야말로 역사로부터 얻을 수 잇는 교훈이 아닐까 생각합니다.(타인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 개인에 대한 감수성과 발견)

한 개인을 보편적 인간으로 볼 수 있도록 가르치고, 그런 시스템을 만드는 게 조금 더 나은 해결책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항상 실천적인 부분에서는 정답이 없다'라고 했거든요. 그런 부분에서 갈등하고 성찰하는 작업은 여전히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일상생활 속의 비유를 혐오의 말들이 오가는 상황 속에 툭 던지면서 분위기를 바꿔갈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맞서 부딪히기만 하지 않고 이렇게 올라서거나 회유하거나 비껴가너나 아니면 툭 장나치고 '아프지?'하고 지나가는 식의 좀 여유로움이랄까요. 마음에서 그렇게 미리 준비하고 여유롭게 이기지 못하면, 신에 의지하는 걸 빼놓고는 악으로 선을 이길 방법이 과연 있을까 그런 생각이 드네요.

*나랑 뜻을 같이하는 한 사람만 있으면 용기를 내는 것 같아요. 부모님이든, 선생님이든, 내 주변의 친구이든, 내가 지금 얘기하는 것을 분명히 믿어주는 한 사람만 있으면 사람들은 굉장히 용기를 낸다는 그런 결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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