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론을 시작하겠습니다

변론을 시작하겠습니다/정혜진/미래의 창/2021.09.06.

 

국선변호사/세상과 사람을 보다.

"삶의 효율을 요구하는 시대에 삶의 자세와 가치를 길어내다"

 

"신이 아닌 이상 모든 것을 다 볼 수 있는 직업이란 존재하지 않을 것이고,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다들 각자의 자리에서 조각난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을 테다. 빙산의 일각에서 본 이 사소한 이야기도 분명 우리 사회의 모습이었다. 아무리 작고 보잘것없는 이야기라 하더라도 그 나름의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7쪽)."- 장님 코끼리 만지기(群盲評象)가 떠오른다. 나도 저 장님과 같은 존재라는 것을 깨달은 사람의 말에는 믿음이 간다. 사회적 소외계층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느껴져서 좋았다.

 

1장 그에게도 가족이 있다/부모의 시간

*장애인 문제:온전한 인간으로 대하기(이학영 이야기)

-"동정도 숭배도 없이 존엄하게(헬렌 켈레)"

*가족 문제:가정의 역할

"지나고 보니 지금은 딸의 이름도 떠올리지 못하는 엄마가 자식들에게 당당하게 거짓 말하던 그 시절마저 그립다(74쪽)."(장모 이야기, 병원에서의 환자의 서열)- 존재만으로도 위안이 되는 것들.

 

/미처 하지 못한 말-*가정폭력(事人如天-생명, 인격 존중):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다. 사회적 안전망 구축, 피해자 보호-복지

 

2장 그날 이후 삶이 바뀌었다/낙숫물이 바위를 뚫는 기적

*군 대체복무(여호와의 증인)- 군대:법적 근거를 가지고 있는 살인 집단, 분단세력: 국가주의적 통치

삶의 효율에 관해 물었는데 삶의 자세에 대해 답한 우문현답이어서였을까. 효율 따위를 생각했다면 처음부터 전과자가 되는 길을 차발적으로 선택하지도 않았을 테다. 법학전문대학원에 다니면서 외웠던 '양심'의 정의가 퍼뜩 머리를 스쳤다.

<어떤 일의 옳고 그름을 판단함에 있어서 그렇게 행동하지 아니하고는 자신의 인격적인 존재가치가 허물어지고 말 것이라는 강력하고 진지한 마음의 소리>75쪽

-양심, 법률가에게 요구되는 덕목, 천재성을 지닌 인물은 과학이나 예술 분야로. 현실에선 기득권세력의 보호막 역할

 

/이러려고 대한민국에 왔나-탈북민: 난민, 조선족. 한민족 디아스포라

 

생과 사/낙태, 미혼모 문제-여자만의 문제인가?

 

상처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범죄가 해결될 수 없는 사람을 두고도 우린 범죄만 보고 있다(139쪽).

 

흑백으로 분명히 나뉘는 것은 없다. 온통 회색뿐인 세상에서 허우적거리며 모순 가득한 세상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법을 배우고, 버둥버둥 그렇게 사는 게 삶이라는 걸 어깨 너머로 알았다(163쪽).- 세상에 완전한 것은 없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성도착증 환자의 재범을 막으려면 이처럼 치료에 초점을 둔 제도가 필요하지 않을까(173쪽, 치료사법).

제도가 있어도, 그 제도가 공정하게 운용돼도 혜택을 제대로 누릴 수 없는 사람이 있다는 걸 부끄럽게도 그제야 알았다(189쪽).

 

조금 독특하다고 생각했던 국선변호인과 피고인의 관계도 서로가 함께 만들어가는 관계라는 점에서 세상의 다른 모든 관계와 다를 바가 없다. 그러니 재판받는 사람의 입장에서 한번 더 생각해 보고 말하고 행동해야 하는 게 답일 것이다. 그 단순한 진리가 현실에서는 왜 그렇게 어려운지 모르겠다(225쪽).- 소통의 중요성

 

내가 선 이 자리에서는 이렇게 작고 분절되 이야기밖에 할 수 없지만, 우리들의 이야기가 쌓이고 쌓이다 보면 결국은 널찍한 공간을 만들어내 그 안에서 우리 사회의 '불완전하고 조각난, 미완의' 경계를 조금씩 넓힐 수 있지 않을까. 이야기의 힘은 그런 것이라고 믿는다(274-5쪽)

 

세상에 완전한 것은 없다, 세상은 어떤 방식으로든 서로 연결되어 있다,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소통이 필요하다, 그래서 서로가 끊임없이 소통하며 진실을 추구해 나가야한다.

*법의 근본정신(인간, 생명의 존엄성 보장, 공평한 조율)에 입각한 법치주의와 기계적인 법률 적용의 법률주의는 구별되어야 한다.

 

*한 아이가 망가지는 데도 온 집안과 마을이 필요하다. 이 아이들이 모두 엄벌을 받아야 한다면 아이들을 유기하고, 방치하고, 학대하고, 눈길조차 주지 않은 부모와 가족, 그 아이들 중 누군가와는 같은 마을 사람들인 우리도 함께 엄벌을 받아야 한다.-<어떤 양형 이유, 박주영>

-"흉포화하는 소년범죄로부터 국민들을 안전하게 보호할 필요가 있다."-2022.06.22. 한동훈 안양소년원(범법소년 0-9세 처벌 불가, 촉법소년 10-13세 보호처분- 형사미성년자, 범죄소년 14-18세 형사처벌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