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

마음닦기/독서

by 빛살 2023. 9. 12. 15:58

본문

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 유시민/돌베개/2023.7.5.

이과생과 문과생이 세상을 보는 시각이 얼마나 다른가를 '알쓸신잡'에서 물리학자이자 뇌과학자인 정재승 교수의 이야기를 통해 알 수 있었다. 교수가 고등학교 1학년 때 통영으로 수학여행을 갔을 때 선생님이 이순신의 숨결을 느껴보도록 하라는 말을 듣고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숨결을 실제로 느낄 수 있는지 계산해 보았다고 한다. 답은 느낄 수 있다였다. 그 계산 방법을 모르지만 왠지 수긍이 갔다. 그만큼 과학은 객관적이고 확실한 진리처럼 여겨진다. 이에 반해 문과생이라면 숨결을 애국충정과 같은 상징으로 받아들였을 것이다. 인문학은 인과와 추론에 의한 개연성 있는 이야기(담론)로 받아들인다.(이순신의 애국충정)

작가는 문과생으로 이과생들의 언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아쉬움과 부러움을 동시에 느끼고 있다. 하지만 본고사가 존재하던 시절의 서울대생이고, 수학을 모르면 할 수 없는 경제학을 전공했고, 아내가 멘토 역할을 톡톡히 할 수 있는 수학교수이다. 그런 면에서 보통 수준을 훨씬 뛰어 넘는다. 아인슈타인도 자신은 수학을 못한다고 했듯이 상대적이다.
과학을 잘 한다고 인생도 잘 사는 게 아닐 것이고, 과학을 모른다고 인생을 잘 못사는 것도 아닐 것이다. 아직 과학은 세계을 전부를 설명하지 못한다. 인문학은 실용성이 없다고 여겨진다.

인문학은 우리 자신을 이해하려는 노력의 산물임을 다시 확인한다. 인문학의 과제는 객관적 진리를 찾는 것이 아니라 인간과 사회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만큼만 '그럴 법한 이야기'를 만드는 일이다.(244)
인문학은 자신뿐만 아니라 세계를 이해하려는 욕망의 산물이다. 그 이해에 많은 도움을 주는 것이 과학일 것이다. 과학이 없는 인문에서 공허함을, 인문이 없는 과학에서 혼란을 볼 수도 있다.
사회생물학의 질문은 내용과 형식 모두 인문학과 다르다. 옳고 그름을 떠나서, 인문학과 다른 관점으로 다른 각도에서 인간과 사회를 살핀다는 것이 매력이다.(132)
과학의 언어를 문과생들은 이해하기 어렵다. 그러므로 매개자인 과학 커뮤니케이터가 필요하다.
무엇을 진리로 여기는가는 결국 선택의 문제인 것 같다. 진화론과 창조론 갈등을 보면서 든 생각이다.

장님 코끼리 만지기(群盲評象)
과학이나 인문이나 아직은 세계를 완벽하게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모두 장님이 코끼리 만지듯 자신의 한계 안에서 코끼리(세계)를 평가하고 있다. 우선 자신도 장님이라는 인식부터 하고 그 다음에 상호 소통을 하며 전체 그림을 그려나가야 한다. 소통과 연대가 없다면 제대로 세계의 본모습을 파악할 수 없다.

'거만한 바보'를 그만두기는 쉬웠다. '난 아는 게 별로 없어.' 그렇게 인정하고, 내가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점검하는 습관을 익히면 되는 일이다.(19)
-'몰라' 수행: 빵점에서 시작하기- 열린 마음으로 관찰하기- 상상력 동원
-관찰과 추론의 힘은 얼마나 대단한가?(119)

작가는 인문학자보다는 사회학자의 기질을 지니고 있다. 뛰어난 민주화 운동의 이론가이며 투사이자 전공도 경제학이다. 사회적 주제와 관련된 내용은 읽기가 편했지만 뇌과학과 인문과학을 연결짓는 <측은지심과 거울신경세포>에 관한 글은 읽기가 쉽지 않았다. 알릴레오북스 <하얼빈> 편에서도 느꼈던 점이다.
*맹자의 묵가와 양주 비판
묵가의 겸애설: 본성은 생존을 최우선으로 함.(묵자의 이기심 비판)-겸애설
양주의 爲我說: 輕物重生, 아르킬로코스의 '방패 때문에'
맹자: 거울신경세포(마음을 읽는 세포, 문명을 만든 뉴런): 모방과 공감.
- 사단의 인정, 성선설. 성급한 일반화가 아닐까.
성선설의 근거인 孺子入井도 일반적 상황이지만 특수한 상황도 있다. 알비노 살해(신체 일부를 지니고 있으면 행운이 온다)
사람은 이타적 요소가 많은가, 이기적 요소가 많은가?
유전 연관도에 따른 친족이타주의(이기심)
맹자는 과학적인 태도로 인간과 세상을 마주했다에 대한 비판

<좌파, 우파, 다윈주의>
우파는 생존 경쟁을 피할 수 없는 자연법칙으로 간주하고 격차와 불평등을 발전의 동력이라고 옹호하며 사회적 약자를 돌보는 정책에 반대하는 개인이나 집단이다.(적자생존-능력주의-신자유주의) 우생학
좌파는 사회적 약자, 착취당하는 사람들, 최소한의 인간다운 생활을 누리지 못하는 이들의 고통을 해소하기 위해 무엇인가 하려는 개인과 집단이다.(거울신경세포-공감)

모든 동식물의 유전자는 동일한 생물학 언어로 씌어 있다.(A 아데닌 T 티민 C 시토신 G 구아닌)
유전자의 수명은 최소한 100만 년 단위로 측정한다.
침팬지와 인간은 98%,  초파리와는 60% 유전자를 공유한다.

집단이 클수록 더 이기적으로 행동한다. 집단에는 양심이 없다. 개인들이 인종적•경제적•국가적 집단으로 뭉치면 힘이 허용하는 일은 무엇이든 한다. 집단은 크면 클수록 더 이기적으로 자신을 표현한다.(현실을 떠난 이념이 지배하는 사회, 부족인간)

단순했던 최초의 생명체는 자연선택이라는 필연과 유전이라는 우연을 통해 다양한 종으로 진화했다.(184)

<탄소의 유능한 중도>
탄소는 생물의 몸을 만드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탄소는 왜 생명의 중심이 되었을까? '유능한 중도'여서 성공했다. 무능한 중도는 극단에 휘둘리지만 유능한 중도는 좌우를 통합한다. C 원소기호 6(양성자 수=전자 수). 1층 전자껍질(2), 2층 전자껍질(8=4, -4), 리버럴하다.
전자에 대한 탐욕이 아주 강한 수소가 다가오면 너그럽게 안아준다. 그렇게 해서 탄소와 수소의 결합이 생명체의 분자를 이루게 되었다.(189)

<별에서 온 그대>
우리 몸을 이루는 원자는 지구 밖에서 왔다.
빅뱅-수소와 헬륨, 별의 탄생-3번 다음의 원소 생성, 수소 융합, 헬륨 융합(탄소 생성)-철로 가득한 별의 초신성 폭발, 중성자 별의 충돌로 무거운 원소 생성

<양자역학, 불교, 유물변증법>
불교: 범신론, 이신론(자연법칙을 신으로 여김), 연기법(상호의존)
https://www.hani.co.kr/arti/culture/book/1107655.html
생물학자 자크 모노가 이야기한 ‘통계적 요행’이다. 생명의 탄생과 인간의 출현은 무수한 우연이 중첩돼 일어난 기적 같은 사건일 뿐이라는 것이 모노의 관점이다.
크리스티앙 드뒤브는 ‘우주적 명령’을 이야기한 “생명과 인간은 우주 안에 잉태돼 있었다.” 다시 말해 우주의 물질에 담긴 자기진화의 정보 패턴이 생명에 친화적이었기에 생명 탄생이라는 기적이 일어날 수 있었으며, 그 생명의 진화 속에서 인간과 의식과 마음이라는 극한의 복잡성 체계가 출현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
데이비스의 생각은 드뒤브 쪽에 가깝다. 데이비스는 생명의 탄생을 우주의 명령으로 볼 때 우리 인간의 존재에 “우주적 수준의 의미”가 깃들 수 있다고 말한다. “우리가 진정 집으로 느낄 수 있는 우주는 바로 그런 우주일 것이다.”-비로자나불, 일체중생 실(개)유불성

<엔트로피 묵시록>
엔트로피 법칙은 우주의 묵시록이다. 모든 것은 결국 사라진다.
<천재들의 지적 유희>
천재 수학자들은 新界에서 사는 사람들-
괴델의 불완전성 정리: '나는 증명될 수 없다'-자기 지칭 공식, 크레타인 이야기(나는 거짓말쟁이다.)
-어떤 논리 체계도 수학의 모든 진리를 판단할 수 없다.
더 읽어야 할 책-이기적 유전자

흔히들 작가는 글쓰기보다 강연이 더 낫다고 한다. 그런 면도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과학과 인문학의 관계를 이해하기 위한 길잡이 책으로 좋을 것 같다.

'마음닦기 > 독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것이 인간인가  (1) 2023.10.04
부처님의 생애  (0) 2023.09.24
동조자  (0) 2023.09.11
화엄경 보살의 길을 열다  (0) 2023.09.05
인문학 독자를 위한 화엄경  (1) 2023.08.30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