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에게 강의하듯 차근차근 법화경뿐만 아니라 불교의 핵심을 쉽게 설명해주고 있다.
불교를 이해하고 싶은 사람은 꼭 읽어봐야 할 책이다.
법화경은 방편과 진실이라는 두 개의 키워드로 불교의 모든 가르침을 회통합니다. 방편과 진실을 잘 이해하면 팔만사천의 법문이 하나로 귀결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一乘圓音). 팔만대장경도 결국 무수히 많은 방편과 하나의 진실로 이루어진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19)
<교화에 능숙했던 붓다> -
붓다는 가르침을 천편일률적으로 전하기보다는 가르침을 듣는 이의 상황, 수준, 성향 등(根機)을고려하여 가장 적합한 방식을 채택했던 것입니다. 이처럼 붓다는 방편을 잘 활용했던(善巧方便) 탁월한 교육가였습니다. 방편은 산스크리트어 '우빠야(upaya)'를 번역한 것으로 수단과 과정의 의미가 있습니다. 방편을 과정으로 보면, 현재의 나는 내가 살아온 과정의 연속이며, 따라서 하루하루가 소중한 시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런 면에서 제법실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법실상은 모든 현상 속에 연기의 이법(理法)이 그대로 투영되어 있음을 말합니다. 꽃 한 송이, 나뭇잎 하나에도 우주의 진리가 찬란하게 빛나고 있는 것입니다. 진리는 모든 현상 속에 그대로 드러나 있습니다. 제법실상은 중도이기도 합니다. 모든 존재에는 현상적인 측면(假)과 그 어디에도 궁극적인 실체가 없다는 측면(空)이 있는데, 중도란 이 두 가지 양상이 동전의 앞뒤처럼 결코 분리될 수 없음을 말합니다. 즉 有와 無의 양극단에 치우침이 없는 것이 제법실상의 뜻이며 바로 중도의 진리입니다. 제법이 그대로 진리의 현현이며, 붓다만이 이 모든 것을 치우침 없이 있는 그대로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
법화경은 불교 내부의 대립과 갈등을 해소하고 조화시켜 불교도가 모두 붓다의 한 가족임을 다시금 일깨워 주었습니다. 이러한 포용과 조화의 정신으로 인해 법화경은 예로부터 '모든 경전의 왕'이라고도 불려 있습니다.(20)
법화경의 중요한 특징은 초기불교의 경전인 아함경의 가르침은 물론이고, 반야• 정토•화엄 등의 사상과 연결되는 내용이 설해져 있다는 데에 있습니다. 이것은 법화경이 기존의 불교 사상을 종합하는 경전임을 의미합니다.(38)
법화경에는 실천의 불교뿐 아니라, 믿음의 불교라는 측면이 있다. 믿음의 불교를 대표하는 불교의 흐름은 정토사상이다. 小善成佛, 萬善同歸.
<사홍서원(四弘誓願)>도 법화경에서 유래한 것입니다. 서원이란 이타적인 삶을 살아가겠다는 굳은 다짐을 말합니다. '서원과 성불', 이 두 가지는 대승불교의 근본입니다. 어쩌면 대승불교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22)
<전도선언>
수행자들이여, 나는 신과 인간들의 속박으로부터 자유롭게 되었다. 그대들도 또한 신과 인간들의 온갖 속박으로부터 자유롭게 되었다. 수행자들아, 이제 전법의 길을 떠나가라. 많은 사람들의 이익과 행복을 위하여, 세상을 불쌍히 여기고, 인간과 신들의 이익과 행복과 안락을 위해 길을 떠나라. 같은 길을 두 사람이 함께 가지 말라.
수행자들아, 처음도 좋고 중간도 좋고 끝도 좋으며, 조리와 표현을 갖춘 법을 설하라. 그리고, 수행자들의 원만하고 청정한 행동(梵行)을 보여 주라. 사람들 중에는 마음에 더러움이 적은 자도 있거니와, 법을 듣지 못한다면 그들도 악의 길에 떨어지고 말리라. 법을 들으면 깨달을 것이 아닌가.
수행자들아, 나도 또한 법을 설하기 위하여, 우루벨라의 세나니 마을로 가리라."
법화경의 근본 사상 또한 '평등'과 '자유'라 할 수 있습니다.(24)
"출생에 의해 천한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며, 출생에 의해 브라만이 되는 것도 아니다. 사람은 오직 그의 행위에 의해서 천한 사람도 되고 브라만도 되는 것이다."-숫따니빠파"
- 계급(카스트, 사성제도)의 평등, 사부대중 평등(성별, 출가 여부를 따지지 않고 받아들임), 용왕, 악인도 차별하지 않음.
부파불교에서는 불교의 진리에 대한 이해와 탐구가 남성 출가자의 젼유물이 되어, 평등의 정신이 희미해졌다.
대승불교는 공의 지혜를 기반으로 한 평등성의 자각을 통해 보살의 이념을 기치로 내걸었다. 보살은 육바라밀의 실천을 중시해 "보다 많은 중생의 이익과 안락과 행복을 위하여"라는 붓다의 실천적 정신과 맥을 같이한다.
초기에 대승은 성문과 연각은 '아라한'이 최고의 경지이기 때문에 성불할 수 없다고 했지만 붓다는 일불승의 가르침으로 모두가 부처가 될 수 있다고 했다.(會三歸一, 삼승- 성문, 연각-독각 벽지불, 보살승-을 모아 일승으로 돌아간다.) 이로써 평등이 완성된다.
법화경에서는 평등을 '일승(一乘)'이라는 용어로 표현합니다. 또는 '일불승(一佛乘)'이라고도 합니다. '일승'은 인간의 평등은 물론이고, 나아가 생명이 있는 존재 모두의 평등을 말합니다. 여기에 '불(佛)'이라는 한 자가 더해진 '일불승'은 일체의 존재가 붓다로서 평등하다는 의미가 됩니다.(24)
초기불교의 평등사상은 사람 은 누구나 인간으로서 평등하다는 입장입니다. 이에 비해 법 화경은 모든 중생이 붓다로서 평등하다는 것을 천명하고 있습니다. 누구든 붓다와 동등한 지위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이 법화경의 평등사상입니다. 이것은 평등의 기준과 가치가 불교에서 제시할 수 있는 최상의 지점까지 고양된 것입니다.(92)
법화경의 대의는 일불승(누구나 부처가 될 수 있다)의 가르침과 그 결과, 그리고 일불승의 실천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69)
법화경은 '석가모니 붓다'가 '미래의 붓다(=우리)'를 위해 설한 경전이 됩니다.(29)
산스트리트어 제목은 '삿다르마- 뿐다리까- 수뜨라(Saddharma- pundarika- sutra)'입니다. '삿다르마(saddharma)'는 바른 법이라는 뜻입니다. 각각 정법, 백련, 경전으로 ' 바른 법의 흰 연꽃 경전(묘법연화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연꽃 중 백련을 최고로 칩니다. 연은 흙탕물에 물들지 않고 그곳을 정화하며(處染常淨), 꽃이 필 때 그 속에 열매도 함께 있다(花果同時)고 합니다. 화과동시는 방편의 가르침 속에 교화의 진실이 담겨 있다는 법화경의 사상을 표현한 것입니다. 예토에서 교화하는 석가모니 붓다의 영원한 보살행을 의미합니다.
법화경은 '모든 중생의 성불 가능성을 설하고(일불승- 부처의 지혜)', 실제로 중생들을 성불로 이끌기 위한 '석가모니 붓다의 쉼 없는 교화(보살행- 자비의 실천)을 설하는 '경전'이라는 뜻입니다. 모든 붓다들께서는 중생에게 일불승, 오직 붓다가 되는 가르침만을 설한다.
"이 몸이 모든 법왕으로서 널리 대중에게 고하노니, 오직 이 일승도로 모든 보살 가르칠 뿐 성문 제자는 없느니라." -<방편품>- 모두가 보살이다.
법화칠유(法華七喩): 불타는 집의 비유(火宅喩), 가난한 아들의 비유(窮子喩), 약초의 비유(藥草喩), 환술로 만든 성의 비유, 옷 속에 달린 보석의 비유, 왕의 상투에 있는 보석의 비유, 의사의 비유.
-방편을 궁리한다는 것은 내가 생각하는 진실을 강요하지 않고 상대를 존중하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붓다의 방편은 그의 자비의 표현입니다.
-붓다의 가르침 중에서 소중하지 않은 것은 없습니다. 이를 '방편즉진실(方便卽眞實)'이라고 부릅니다. 방편에는 수단과 과정의 뜻이 있지만, 법화경에서는 과정의 뜻이 중요합니다.
-이때 붓다는 제자들이 하열한 것을 좋아한다고 무시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들을 존중하고 그에 맞게 방편으로 교화하여 성숙시킵니다. 그리고 마침내 그들의 마음이 붓다의 지혜를 향하도록 인도합니다. '나도 그토록 소중한 존재이고, 당신도 그토록 소중한 존재입니다. '법화경의 실천은 바로 여기에서 시작됩니다. 이처럼 상대를 부처님 대하듯이 존중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것이 삶 속에서 법화경의 정신을 실천하는 핵심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제20 상불경보살품>
增上慢은 교만하다는 뜻입니다. 교만은 마음 그릇이 가득한 상태입니다, 가득 차면 더 이상 아무것도 담을 수 없습니다. 지식은 쌓아 가고 마음은 비워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큰 지혜를 얻고, 큰 성과를 이루기 위해서는 마음을 비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법화경은 말하고 있습니다.
-약초 비유의 또 다른 특색은 현실 세계의 다양성을 존중한다는 데에 있습니다. <약초품>에서는 이러한 중생의 다양성에 대해 "중생의 소망을 살펴 그에 응하여 보호 한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약왕아, 만일 선남자나 선여인이 여래께서 멸도한 후에 사부대중을 위해 이 법화경을 설하려면 어떻게 설하여야 하겠느냐? 이 선남자나 선여인은 여래의 방에 들어가 여래의 옷을 입고 여래의 자리에 앉아서야 사부대중을 위해 이 경을 설할 수 있느니라." -弘經의 三軌
- 여래의 방= 대자비심, 여래의 옷= 인욕하는 마음, 여래의 자리= 일체개공의 지혜, 집착이 없는 마음.
법화경의 핵심 사상은 방편품에서 설한 일불승의 사상과 여래수량품에서 밝힌 붓다의 무한한 수명만큼 지속되는 보살행입니다. 따라서 법화경의 28품을 한 줄로 요약하면, '모든 중생은 다 보살이며, 다만 보살의 자각을 갖고 보살행을 실천하라'는 내용이 됩니다.- '보살행을 영원하다' 영원한 보살행이란 보살행 그 자체가 목적이다. 지금 이 순간도 소중하며 그 일상의 순간에 행복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