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도 모르는 엄마 얼굴
2019.08.08 by 빛살
스며드는 것
국수가 먹고 싶다
국수
국수가 라면에게
짜장 요일
삼랑진 철교 곁에서
2019.07.22 by 빛살
흐린 날 미사일
2019.07.06 by 빛살
엄마도 모르는 엄마 얼굴 /장영복 엄마가 굴을 사 왔네 콩나물굴밥을 할까 생굴을 상에 올릴까 반반 나눌까, 고민하겠네 아빠는 익힌 굴을 좋아하고 누나는 생굴을 좋아하고 아빠는 콩나물굴밥을 좋아하고 누나는 생굴만 좋아하고 나는 엄마가 고민하는 모습을 좋아하지 장보기 겁난다..
마음닦기/시 2019. 8. 8. 08:11
스며드는 것(간장게장) / 안도현 꽃게가 간장 속에 반쯤 몸을 담그고 엎드려 있다 등판에 간장이 울컥울컥 쏟아질 때 꽃게는 뱃속의 알을 껴안으려고 꿈틀거리다가 더 낮게 더 바닥 쪽으로 웅크렸으리라 버둥거리렸으리리 버둥거리다가 어찌할 수 없어서 살 속에 스며드는 것을 한때의 ..
마음닦기/시 2019. 8. 8. 08:02
국수가 먹고 싶다 / 이상국 사는 일은 밥처럼 물리지 않는 것이라지만 때로는 허름한 식당에서 어머니 같은 여자가 끓여주는 국수가 먹고 싶다 삶의 모서리에 마음을 다치고 길거리에 나서면 고향 장거리 길로 소 팔고 돌아오듯 뒷모습이 허전한 사람들과 국수가 먹고 싶다 세상은 큰 잔..
마음닦기/시 2019. 8. 8. 07:56
국수 / 백석 눈이 많이 와서 산엣새가 벌로 나려 멕이고 눈구덩이에 토끼가 더러 빠지기도 하면 마을에는 그 무슨 반가운 것이 오는가 보다. 한가한 애동들은 어둡도록 꿩사냥을 하고 가난한 엄매는 밤중에 김치가재미로 가고 마을을 구수한 즐거움에 싸서 은근하니 흥성흥성 들뜨게 하..
마음닦기/시 2019. 8. 8. 07:53
국수가 라면에게 / 안도현 너, 언제 미용실 가서 파마했니? -시집「냠냠」(비룡소,2010)
마음닦기/시 2019. 8. 8. 07:50
짜장 요일 / 방주현 오늘 급식은 짜장면이다! 호로록, 한 입 먹으면 콧잔등에 맛있는 짜장 점 일곱 개 호로록 호로록, 두 입 먹으면 입가에 맛있는 짜장 수염 두 가닥 마주 앉은 친구가 웃는 소리도 짜장짜장 하는 날 ㅡ『동시마중』(2017. 5/6월호)
마음닦기/시 2019. 8. 8. 07:47
삼랑진 철교 곁에서 / 허 만 하 노을빛 능소화 꽃 두 송이 찻집 간판 밑에 떨어져 있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빠르기 때문에 보이는 흐름은 유난히 조용했다. 철교를 조준하여 쏟아져 내린 햇살은 일부 수면에서 부서지고 있었다. 수면에서 튀어 오른 빛의 분말은 이미지였을까. 기억이었..
마음닦기/시 2019. 7. 22. 12:06
흐린 날 미사일 / 김영승 나는 이제 느릿느릿 걷고 힘이 세다 비 온 뒤 부드러운 폐곡선 보도블럭에 떨어진 등꽃이 나를 올려다보게 한다 나는 등나무 페르골라 아래 벤치에 앉아 있다 자랑스러운 일이다 등꽃이 上下로 발을 쳤고 그 揮帳에 가리워 나는 비로소 아무것도 안 해도 된다 미..
마음닦기/시 2019. 7. 6. 15: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