桓公은 匡合하여 濟弱扶傾하니라
환공은 천하를 바로잡고 끌어 모아, 약한 자를 건지고 기우는 자를 붙들어 주었다.
제환공이 다섯 제후들 우두머리가 되어 중원천하를 하나의 틀로 바로잡게끔 도와준 관중(管仲)이 쓴 일통 이데올로기는-'주왕실(周王室)을 받들어 오랑캐를 물리친다'는 '존왕양이(尊王攘夷)'였고, 그 명분으로 내세운 것이 묵가(墨家)의 논리인 '제약(濟弱)'이고, 병가(兵家)의 논리인 '부경(扶傾)'이었음. 이 '제약부경' 논리는 진시황이 중원천하를 일통시키면서부터 강자의 이데올로기가 되면서, 크고 힘센 나라가 작고 힘없는 나라를 침략하기 위한 명분으로 바뀌게 되었는 바, '티베트 인민을 해방시킨다'는 명분으로 티베트를 중국 영토로 합병시킨 것으로 이어지고 있음. '제약부경 이데올로기'를 흉내내었던 것이 일본제국주의였고, 이제는 제국주의로서의 북미합중국이 그 뒤를 미좇고 있음.
* 미좇다 : 뒤미처 좇다.
<'김성동 천자문 쓰기'를 옮김>
桓公은 齊君小白이니 五覇之一이라 用管仲하여 一匡天下하고 九合諸侯하니라.
환공은 제나라 군주인 소백이니, 오패의 하나이다. 관중을 등용하여 한번 천하를 바로 잡고 아홉 번 제후들을 합하였다.
定周襄王之位하여 濟之於微弱하고 扶之於傾危하니 卽匡合之實也라.
* 襄 도울 양
주나라 양왕의 왕위를 안정시켜 미약할 때에 구제하고 위태로울 때에 붙들어 주었으니, 이것이 바로 '광합(匡合)'의 실제이다.
※ 오패(五覇)는 춘추시대 다섯 제후국의 패자(으뜸 되는 이)로 제환공을 비롯해 진문공, 송양공, 진목공, 초장왕을 가리킨다. 이 중 제환공의 정사가 가장 커서 오패의 우두머리였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