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는 길 / 문정희
2020.09.04 by 빛살
로버트 브라우닝, '프로스파이스'에서
2020.08.19 by 빛살
피파의 노래-아침, 봄의 노래
아담의 후예
2020.07.20 by 빛살
새 식탁보 -올리브 하우제
2020.05.31 by 빛살
조팝나무 꽃(못자리 꽃)
2020.05.02 by 빛살
세상의 절반
봄길 / 정호승
2020.04.18 by 빛살
돌아가는 길 / 문정희 다가서지 마라 눈과 코는 벌써 돌아가고 마지막 흔적만 남은 석불 한 분 지금 막 완성을 꾀하고 있다 부처를 버리고 다시 돌이 되고 있다 어느 인연의 시간이 눈과 코를 새긴 후 여기는 천 년 인각사 뜨락 부처의 감옥은 깊고 성스러웠다 다시 한 송이 돌로 돌아가는 자연 앞에 시간은 아무데도 없다 부질없이 두 손 모으지 마라 완성이라는 말도 다만 저 멀리 비켜서거라 * 아! 인생은 얼마나 아름답기에 이처럼 희한하고 단명한가? -고현곤 서언
마음닦기/시 2020. 9. 4. 11:28
정면으로 부딪쳐서, 삶의 고통과 어둠과 추위를 단번에, 기꺼이 지불하면, 용감한 자는 최후의 한 순간에 최악을 최상으로 바꾸어 놓는다. 삼라만상의 고함소리와 날뛰던 악마의 목소리는 잦아들리라, 뒤섞이리라, 달라지리라, 고통에서 평화가 태어나리라. -로버트 브라우닝, '프로스파이스(prospice)'에서
마음닦기/시 2020. 8. 19. 12:15
피파가 지나간다(Pippa Passes)/ Robert Browning(영,1812~1889) 계절은 봄이고 하루 중 아침 아침 일곱 시 진주 같은 이슬 언덕 따라 맺히고 종달새는 창공을 난다 달팽이는 가시나무 위에 하나님은 하늘에 이 세상 모든 것이 평화롭다. Pippa’s song/Robert Browning The year's at the spring, And day's at the morn; Morning's at seven; The hill-side's dew-pearl’d; The lark's on the wing; The snail's on the thorn; God's in his Heaven- All's right with the world. “베니스의 실크 공장에서 일하는 가난한 소녀 ..
마음닦기/시 2020. 8. 19. 12:02
아담의 후예 / 사디(13세기, 페르시아 시인) 인류는 한 몸 한 뿌리에서 나온 영혼. 네가 아프면 나도 아프네.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사람도 아니지. *이 시는 미국 뉴욕 유엔본부 입구에 써져 있다고 함. * 사디는 이란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이라고 한다.
마음닦기/시 2020. 7. 20. 12:59
새 식탁보, 노란색! 그리고 신선한 흰 종이 단어들이 올 것이다. 천이 좋으니 종이가 섬세하니 피오르에 얼음이 얼면 새들이 날아와 앉지
마음닦기/시 2020. 5. 31. 05:43
조팝나무 꽃(못자리 꽃) 시인 최흥수 2016년 대전문학 시부문 등단 봄비 저물도록 못자리판 적시면 마음 더 바빠 서두는 발길 아버지는 보릿고개 넘기 힘겨워 이제나 저제나 비안개 속 기다리다 살풋 감긴 어린 눈망울 아랑곳 않는 동구박 길에 어둠이 성큼 다가서고 비바람 불어 속살 다 젖으면 작은 손 한껏 펴 비 새는 하늘 가리며 주린 배 부른 듯 정겨운 어깨동무로 두렁길 돌서덜에 옹기종기 반기던 어느 조그만 옛모습들 ! 조팝나무 새하얀 꽃떨기. "조팝나무가 꽃을 피우면 못자리를 내고, 아카시꽃이 필 때면 모내기를 한다." 못자리를 하기 전에 항아리에 물을 붓고 볍씨를 불린다. 그때 아버지는 조팝나무를 꺽어다가 항아리에 꽂았다. 조팝나무꽃처럼 벼이삭도 풍성하게 열리라는 바람에서 그런 것 같다. 항아리 곁에 ..
마음닦기/시 2020. 5. 2. 14:51
세상의 절반 세상의 절반은 붉은 모래 나머지는 물 세상의 절반은 사랑 나머지는 슬픔 붉은 물이 스민다 모래 속으로, 너의 속으로 세상의 절반은 삶 나머지는 노래 세상의 절반은 죽은 은빛 갈대 나머지는 웃자라는 은빛 갈대 세상의 절반은 노래 나머지는 안 들리는 노래 ―진은영(1970~ )
마음닦기/시 2020. 5. 2. 14:45
봄길 / 정호승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봄길이 되어 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강물은 흐르다가 멈추고 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꽃잎은 흩어져도 보라 사랑이 끝난 곳에서도 사랑으로 남아 있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사랑이 되어 한없이 봄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시집 * 열린학교 학생들 모습을 떠올리며
마음닦기/시 2020. 4. 18. 2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