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날 오어사에서
먼 길 가는 이들에게 일상에서의 탈출! 모든 이들이 일터로 떠난 토요일 오전 9시경. 한여름의 햇살 속에서 오어사는 한껏 고즈넉했다. 이따금씩 햇살을 흔들어 놓는 새소리가 한가롭다. 퍼져 나가는 소리의 파장이 아련한 그리움으로 가 닿는다. 햇살에서도 그리움이 배어 나온다. 아무리 먹어도 배고팠던 어린 시절, 가족들이 모두 일터로 떠난 뒤 햇살 때문에 늦잠에서 깨어나던 그 어느 날 아침의 울고 싶을 정도로 텅빈 외로움이 그리움으로 되살아 난다. 그때의 허기짐으로 무엇을 찾아 여기까지 흘러 들어왔는지. 생각해 보면 어리석음뿐이었다. 나직이 읖조려 본다. 쫓기듯이 살고 있는 한심한 나를 살피소서 바쁜 걸음을 천천히 걷게 하시며 추녀끝의 풍경 소리를 알아 듣게 하시고 거미의 그물 짜는 마무리도 지켜 보게 하소서..
취미활동/국내여행
2007. 9. 5. 23: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