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장 요일
2019.08.08 by 빛살
삼랑진 철교 곁에서
2019.07.22 by 빛살
흐린 날 미사일
2019.07.06 by 빛살
바늘귀-김영재
2019.06.04 by 빛살
목련-이재무
엄숙한 시간
2019.04.19 by 빛살
순수의 전조
가장 비통한 기욕(祈慾)
2019.03.02 by 빛살
짜장 요일 / 방주현 오늘 급식은 짜장면이다! 호로록, 한 입 먹으면 콧잔등에 맛있는 짜장 점 일곱 개 호로록 호로록, 두 입 먹으면 입가에 맛있는 짜장 수염 두 가닥 마주 앉은 친구가 웃는 소리도 짜장짜장 하는 날 ㅡ『동시마중』(2017. 5/6월호)
마음닦기/시 2019. 8. 8. 07:47
삼랑진 철교 곁에서 / 허 만 하 노을빛 능소화 꽃 두 송이 찻집 간판 밑에 떨어져 있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빠르기 때문에 보이는 흐름은 유난히 조용했다. 철교를 조준하여 쏟아져 내린 햇살은 일부 수면에서 부서지고 있었다. 수면에서 튀어 오른 빛의 분말은 이미지였을까. 기억이었..
마음닦기/시 2019. 7. 22. 12:06
흐린 날 미사일 / 김영승 나는 이제 느릿느릿 걷고 힘이 세다 비 온 뒤 부드러운 폐곡선 보도블럭에 떨어진 등꽃이 나를 올려다보게 한다 나는 등나무 페르골라 아래 벤치에 앉아 있다 자랑스러운 일이다 등꽃이 上下로 발을 쳤고 그 揮帳에 가리워 나는 비로소 아무것도 안 해도 된다 미..
마음닦기/시 2019. 7. 6. 15:42
바늘귀/ 김영재 뾰족한 송곳을 바늘이라 하지 않는다 바늘귀가 없으면 바늘이 될 수 없다 바늘은 찌르기도 하지만 아픈 곳 꿰매 준다 나는 누구의 상처 꿰맨 일 있었던가 찌르고 헤집으며 상처 덧나게 했지 손끝에 바늘귀 달아 아픈 너 꿰매고 싶다
마음닦기/시 2019. 6. 4. 10:47
목련 / 이 재 무 사회복지사가 다녀가고 겨우내 닫혀있던 방문이 열리자 방 안 가득 고여 있던 냄새가 왈칵 쏟아져 나왔다 무연고 노인에게는 상주도 문상객도 없었다 울타리 밖 소복한 여인 같은 목련이 조등을 내걸고 한 나흘 소리 없이 울고 있었다
마음닦기/시 2019. 6. 4. 10:41
엄숙한 시간 / 라이너 마리아 릴케 지금 이 세상 어디선가 울고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서 까닭 없이 울고 있는 그 사람은 나를 위해 울고 있다. 지금 한밤중에 어디선가 웃고 있는 사람은, 한밤중에 까닭 없이 웃고 있는 그 사람은 나를 두고 웃고 있다. 지금 이 세상 어디선가 가고 있는 사..
마음닦기/시 2019. 4. 19. 15:09
순수의 전조 / 윌리엄 블레이크 William Blake(1757∼1827) 한 알의 모래 속에서 세계를 보며 한 송이 들꽃에서 천국을 보라. 그대 손바닥 안에 무한을 쥐고 한 순간 속에 영원을 보라. 새장에 갇힌 한 마리 로빈새는 천국을 온통 분노케 하며, 주인집 문 앞에 굶주림으로 쓰러진 개는 한 나라의 멸..
마음닦기/시 2019. 4. 19. 15:04
가장 비통한 기욕(祈慾) - 간도 이민을 보고 - 이상화 아, 가도다, 가도다, 쫓겨가도다 잊음 속에 있는 간도(間島)와 요동(遼東)벌로 주린 목숨 움켜쥐고, 쫓겨가도다 진흙을 밥으로, 해채*를 마셔도 마구*나, 가졌드면, 단잠은 얽맬 것을 사람을 만든 검*아, 하루 일찍 차라리 주린 목숨, 뺏..
마음닦기/시 2019. 3. 2. 05:16